포타2
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말하는데 이거 실화임. 날조 아님. 내가 두 눈으로 봤음. 우리 팀 사람들 다 알고 있는데 아무도 입을 안 여는 이유가 있음. 말해봐야 아무도 안 믿거든.
일단 인물소개부터 함.
A = 우리 팀 S급. 은발 장신. 선글라스 안 벗음. 항상 우산 들고 다님. 화투패를 손에서 놓질 않음. 말투가 할아버지인데 얼굴은 존잘. 나이? 서른이래. 거짓말 같지? 나도 그렇게 생각함.
B = 신입 C급. 분홍머리. 흰 기모노만 입음. 눈에 붕대 감고 다님. 처음엔 좀 약해보였는데 입을 여는 순간 경박함이 S급임. 돈 얘기만 하면 눈이 반짝거림(붕대 위로도 보임 진짜로).
이 두 명이 페어가 됐는데. 처음에 다들 걱정했거든. S급이랑 C급이 무슨 조합이냐고. 근데 진짜 문제는 전투력이 아니었음.
첫 번째 사건.
어느 날 탕비실에서 커피 타고 있는데 복도에서 A가 B한테 뭐라 하는 소리가 들림. 가만 들어보니까 "아가씨, 이 비—아니 이 사람 말을 좀 들어보시게" 이러는 거임. 그래서 B가 뭐라 했냐면
"싫은데요? 소녀는 지금 바쁩니다."
"뭐가 바쁜가, 자네 지금 과자 먹고 있잖은가."
"과자 먹는 게 바쁜 겁니다. 오라비는 모르시나."
오라비래. 오 라 비. S급 특수요원을 오라비라고 부름. 그리고 A는 그걸 그냥 받아들임. 아니 오히려 좋아하는 것 같았음. 뒤돌아서면서 입꼬리 올라가 있는 거 내가 봤거든.
두 번째 사건이 진짜 하이라이트인데.
임무 브리핑 중이었음. 리더가 진지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갑자기 탁 소리가 남. 봤더니 A가 테이블 위에 화투패를 한 장 내려놓은 거임. 그리고 B를 보면서
"아가씨, 내기 한 판 하겠나? 지는 쪽이 오늘 야근일세."
브리핑 중에?? 근데 더 미친 건 B가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판돈이 너무 낮은데요"라고 한 거임. 리더가 헛웃음 치면서 "회의 중입니다" 했는데 A가 "실례, 이건 중요한 전략 회의일세" 이러는 거 보고 나 진짜 커피 뿜을 뻔함.
세 번째.
이건 좀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저번에 좀 큰 임무가 있었거든. 다들 긴장하고 있었는데 B가 평소처럼 동료 뒤에 숨어있었음. 근데 상황이 좀 위험해지니까 A가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바뀜. 평소에 그 능글능글한 표정 다 사라지고, 우산 손잡이를 잡는 손에 핏줄이 서더라고. 그때 처음 알았음. 아 이 사람 진짜 S급이구나.
근데 임무 끝나고 복귀하는 길에 B가 A한테 뭐라 했는지 알아?
"오라비, 오늘 위험수당 나오는 거 맞죠? 소녀 모찌 사야 하는데."
그 살벌한 분위기 직후에 모찌 타령이래. 근데 A가 그 말 듣고 어떻게 했냐면. 한 3초 정도 멍하니 보더니 갑자기 푸하하 터져서 웃음. 그냥 존나 크게. 그러면서 "모찌는 내가 열 상자를 사주마" 이러는데 나 그때 소름 돋았음. 그 사람 웃는 거 처음 봤거든. 진짜 웃는 거. 눈까지 웃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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