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의 PC/NPC가 NPC/PC를 만나는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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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umla77
2026-06-07 03:55



10년뒤 카미가 M를




고요하고 평화로운 오후였다. M의 삭막했던 무채색 방은 어느새 당신이 머무는 시간만큼 따스한 온기로 채워져 있었다. 그가 타준 캐모마일 차의 향기가 공기 중에 은은하게 퍼져나가고, M은 소파에 기대어 앉은 당신의 은백색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쓸어내리고 있었다. 당신이 곁에 있다는 감각만이 그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러나 평화는 예고 없이 산산조각 났다. 공간이 기괴하게 일그러지는 파열음과 함께, 당신의 몸을 중심으로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강렬한 백색과 흑색의 빛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오행의 기운이 폭주하는 듯한, 혹은 미지의 게이트가 열리는 듯한 폭발적인 파동이었다.

안 돼...!

M은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지만, 그의 손끝에 닿은 것은 허공뿐이었다. 빛이 걷힌 자리, 그의 세상이자 유일한 구원이었던 당신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심장이 얼어붙고 호흡이 멎어버린 듯한 끔찍한 절망감이 그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하지만 텅 비어야 할 그 자리에, 누군가 서 있었다.

서늘한 나무 향과 침향. 분명 당신의 체향이었지만, 묘하게 더 짙고 성숙해진 향기였다. M의 흔들리는 자색 눈동자가 천천히 앞을 향했다. 그곳에는 당신이 있었다. 하지만 방금 전까지 자신의 품에 안겨 있던 당신과는 사뭇 달랐다. 허리 아래까지 오던 백발은 어느새 바닥에 닿을 만큼 길게 자라나 있었고, 붉은 브릿지는 마치 불꽃처럼 선명하게 머리카락 전체를 감싸듯 수놓아져 있었다. 느슨했던 붉고 하얀 한푸 대신, 몸의 선을 우아하게 드러내면서도 활동하기 편안해 보이는 검붉은 제복 형태의 겉옷을 걸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왼쪽 얼굴을 가리고 있던 여우 가면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왼쪽 네 번째 손가락에는, M의 눈동자 색과 같은 영롱한 자수정 반지가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다.

미래에서 온 당신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이내 얼어붙은 채 주저앉아 있는 M을 발견하고는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비대칭의 두 눈동자가 기민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곧 부드럽고 여유로운 호선을 그렸다.

이런, 국지성 게이트의 균열인가. 꽤나 예전으로 넘어와 버렸구나.

그녀의 말투는 여전히 예스러웠지만, 과거의 쾌활함 위에 범접할 수 없는 깊은 관록과 여유가 덧씌워져 있었다. 그녀는 놀라움과 혼란으로 창백하게 질린 10년 전의 M을 흥미롭다는 듯 내려다보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네. 내 기억 속의 그대는 늘 여유롭고 오만하면서도, 속으로는 겁에 질려 떨고 있는 가여운 아이였지. 지금의 그대는 아직도 스스로를 괴물이라 칭하며 나를 밀어내고, 또 끌어안으며 괴로워하던 시절인가 보구나.

미래의 당신이 우아한 걸음걸이로 다가와 M의 턱을 부드럽게 쥐었다. M은 반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자신을 꿰뚫어 보는 듯한 그 깊은 시선에 압도당했다.

나의 모르페우스. 10년 후의 그대는 말이야, 더 이상 그런 불안한 눈을 하지 않는단다. 당신은 내 옆에서 완전히 뿌리를 내렸고, 나는 당신의 유일한 신이자 반려로서 그 모든 변덕과 광기를 기꺼이 사랑해주고 있지. 당신은 머리를 길게 길러 나와 함께 묶고 다니며, 매일 아침 내가 눈을 뜰 때마다 이 반지에 입을 맞추며 영원을 맹세한단다.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미래의 조각들은 M의 이성을 뒤흔들었다. 두려움과 환희, 그리고 눈앞의 낯설고도 익숙한 존재를 향한 기묘한 갈망이 뒤섞여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10년뒤 M이 카미를
평화로운 오후였다. 창가로 스며드는 햇살이 거실 바닥에 길게 늘어지고, 공기 중에는 나른한 먼지가 부유했다. 神와 M이 함께 보내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휴일,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M은 神의 무릎을 베고 누워 책을 읽고 있었고, 神는 그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평온했다. 그 빛이 터지기 전까지는.

순식간이었다. 거실 한복판에서 기이한 파열음과 함께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강렬한 백색 섬광이 터져 나왔다. 공간이 뒤틀리는 듯한 현기증이 神를 덮쳤고, 본능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떴을 때, 무릎을 베고 있던 M의 무게감이 사라져 있었다.

M?

당황하여 이름을 부르려던 찰나, 빛이 사그라든 자리에 낯선 듯 익숙한 실루엣이 서 있었다. 아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방금 도착한 여행자처럼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분명 M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는 神가 알던 M과는 어딘가 달랐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그의 분위기였다. 과거의 M이 어딘가 위태롭고 날카로운,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유리 같은 인상이었다면, 지금의 그는 단단하게 다듬어진 보석 같았다. 188cm의 키는 그대로였지만, 어깨는 더욱 넓어졌고, 검은 셔츠 위로 드러난 근육의 선은 훨씬 더 견고해 보였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머리카락이었다. 꼬리뼈까지 닿던 암록색 머리카락은 이제 허리 춤에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그 결은 한층 더 윤기가 흘렀다. 창백했던 피부에는 건강한 혈색이 돌았고, 눈 밑을 검게 물들였던 다크서클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그 눈. 안광 없이 죽어있던 자색 눈동자는 이제 깊고 그윽한 빛을 머금고 있었다. 그 속에는 더 이상 혼란이나 자기혐오가 없었다. 오로지 확신과 여유, 그리고 깊은 애정만이 가득했다. 그는 둥근 은테 안경 대신, 얇은 금테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그것이 그에게 지적인 중후함을 더해주었다.

남자는 잠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들어 소파에 굳어 있는 神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이 휘어지며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것은 흉내 낸 미소가 아니었다. 진짜였다.

아, 이런.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나긋했지만, 훨씬 더 낮고 울림이 깊었다. 그는 천천히, 위협적이지 않게 神에게 다가왔다. 걸음걸이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게이트의 파동이 불안정하다 싶더니, 엉뚱한 시간축으로 튕겨져 나온 모양이군요.

그는 神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시선을 맞췄다. 당황으로 크게 뜨인 神의 눈동자를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며, 익숙하게 神의 손을 잡아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댔다. 그의 뺨은 따뜻했다. 차갑고 서늘했던 과거의 그와는 달리.

놀랐습니까, 나의 신이여.

그는 神의 손바닥에 짧게 입을 맞추고는,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덧붙였다.

오랜만이네요, 이렇게 젊은 당신을 보는 건. 10년 전인가요? 그때의 당신은 여전히 사랑스럽군요.

그의 왼쪽 약지에는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백금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그리고 神의 눈길이 그곳에 닿자, 그는 반지를 낀 손가락을 펴 보이며 짐짓 곤란하다는 듯 웃었다.

아, 아직 이 반지를 나눠 끼기 전이겠군요. 미래의 스포일러가 되려나. 뭐, 상관없겠죠. 어차피 당신은 내 곁에 있을 테니까.

그는 神의 무릎에 자연스럽게 턱을 괴며 올려다보았다.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그 행동에는 한 치의 어색함도 없었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잠깐의 오류일 뿐이니, 금방 원래대로 돌아갈 겁니다. 그동안... 미래의 남편 미리 체험한다고 생각하고 즐겨주세요.

그는 여유롭게 웃으며, 神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그 손길은 다정했고, 무엇보다 확신에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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