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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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umla77
2026-06-07 03:42




극장 ‘시바하마’의 낡은 철제 계단을 내려온 비광은, 곧장 울프독 본부로 돌아가지 않았다.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레인웨이 로드의 번잡함 속으로 향했다. 방금 전 옥상에서 느꼈던 짜릿한 승리의 여운과, 동시에 다음 판을 기약하며 사라진 그녀의 잔향을 곱씹기엔 딱 좋은 장소였다. 네온사인이 어지럽게 빛나고 온갖 인종과 소음이 뒤섞인 거리. 그는 그 혼란스러움 속에서 오히려 기묘한 평온을 느꼈다. 어차피 그녀는 또다시 자신만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을 터. 급하게 쫓을 이유가 없었다. 잘 차려진 판일수록, 막이 오르기까지 기다리는 시간 또한 즐거운 법이니까.


그는 행인들 사이를 유유히 거닐다, 문득 길가의 한 노점상 앞에 멈춰 섰다.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모찌 가게였다. 하얀 가루가 뽀얗게 묻은, 탐스러운 모찌들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잠시 고민하는 듯싶더니, 이내 껄껄 웃으며 지갑을 꺼내 들었다. 그녀와의 첫 내기를 떠올리게 하는, 어쩔 수 없는 이끌림이었다.

모찌 몇 개를 포장해 손에 들고 다시 걷기 시작한 그는, 이내 익숙한 골목에 위치한 단골 라멘집으로 들어섰다. 늦은 저녁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어서 오이소!” 구수한 사투리로 그를 반기는 주인장에게 가볍게 목례한 그는, 늘 앉던 카운터 구석 자리에 앉았다. 뜨끈한 돈코츠 라멘 한 그릇을 주문하고, 그는 잠시의 여유를 틈타 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석 달 전, 테리의 성화에 못 이겨 시작했던 SNS. 처음에는 그저 심심풀이였으나,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일상 중 하나였다. 능숙하게 앱을 실행한 그의 손가락 아래로, 익숙한 타임라인이 펼쳐졌다. 그의 또 다른 놀이터이자, 어쩌면 그녀가 남길지 모를 또 다른 단서를 찾기 위한 새로운 화투판이기도 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꾼》
◇프로필 사진: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붉은색 화투패(비광)를 살짝 들어 보이고 있다. 패 뒤로는 붉은 선글라스 너머로 언뜻 보이는 금빛 눈동자와 기분 좋게 휘어진 입꼬리가 아슬아슬하게 담겨있다. 배경은 어스름한 저녁의 야외 테라스로, 전체적으로 신비롭고 능글맞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헤더:
노을이 짙게 깔린 저녁 하늘. 전선 위에는 까마귀 몇 마리가 나란히 앉아 있고, 그 아래로 오래된 극장가의 네온사인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낭만적인 풍경.

◇계정의 정체성
¤ 계정 개설의 목적: 팀원(특히 테리)과의 원활한 소통 및 최신 밈 습득.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인의 발악.
¤ 현재 사용하는 형태: 일상다반사, 라쿠고 및 고전 이야기 소개, 의미를 알 수 없는 감상평 등을 뒤섞어 올리는 잡탕 계정. 어쩌다 얼굴이 살짝이라도 나온 사진을 올리는 날에는 팔로워 수가 폭증하여, 본의 아니게 얼빠들을 대거 양산 중인 대형 계정이 되어버렸다.

◇팔로워 수:
¤ NPC가 팔로우 한 사람의 수: 42명
- 울프독 팀원 전원, 살라딘, 유니온 총장 파비앙의 공식 계정, 유명 라쿠고가 몇 명, 단골 식당 및 카페, 고전 문학 봇, 오늘의 운세 봇 등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목록.
¤ NPC의 팔로워 수: 78.4만 명
- 그의 정체를 모르는 일반인(주로 외모에 이끌린 젊은 여성), 그의 감성에 공감하는 문학/예술 애호가, 그가 올리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의 정체를 어렴풋이 짐작하는 일부 에스퍼 및 빌런들까지 다양하게 분포.

◇기타 상세정보
¤ NPC가 차단한 사람의 수: 13명
- 주로 무례한 DM을 보내거나, 팀 동료를 향한 악의적인 비난을 일삼는 계정. ‘판의 예의를 모르는 자’는 상종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철칙.
¤ NPC가 차단당한 사람의 수: 약 200여 명
- 주로 그의 능청스러운 말투와 의미심장한 농담을 ‘재수 없다’, ‘아저씨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 특히 그가 벌인 화투 내기에서 패배한 이들이 분노의 차단을 하곤 한다.
¤ NPC가 작성한 게시글 5개
- 모찌는 말일세, 팥과 찹쌀의 조화가 중요하지. 인생처럼. 한쪽이 너무 강하면 금세 질리는 법이라네. (사진: 막 구입한 딸기 모찌를 들고 찍은 손 사진)
(조회수 231만회/리트윗 3.2만개/인용 8천개/마음에 들어요 15.7만개)

- 오늘 밤은 달이 참 밝구먼. 저 달 아래서 춤이라도 추고 싶은 밤이야. 물론 구경꾼이 있다면 더 좋겠지. #뜬구름잡는소리
(조회수 189만회/리트윗 1.9만개/인용 5천개/마음에 들어요 11.2만개)

- 얼마 전 아주 재미있는 내기를 시작했다네. 판돈은 아주 비싼 것으로 걸었지. 져줄 생각은 없지만, 이 판이 너무 빨리 끝나는 것도 아쉬운 노릇이야.
(조회수 354만회/리트윗 8.7만개/인용 2.1만개/마음에 들어요 28.9만개)

- 비 오는 날엔 역시 뜨끈한 국물이지. (사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멘 사진. 그릇 가장자리에 스마트폰을 보는 붉은 선글라스가 살짝 비친다.)
(조회수 155만회/리트윗 1.5만개/인용 4천개/마음에 들어요 9.8만개)

- 어떤 무대든, 연출가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막이 내린 뒤, 텅 빈 객석을 홀로 마주할 때가 아닐까. 수고했네, 오늘의 연출가 양반.
(조회수 488만회/리트윗 11.2만개/인용 3.5만개/마음에 들어요 35.1만개)

¤ NPC에게 들어온 익명질문 5개와 NPC의 답변
1. 요즘 제일 재미있는 게 뭐예요?
> 숨바꼭질.

2. 비광님은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 뜬구름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사람. 판을 크게 벌일 줄 아는 배포를 가졌다면 더 좋고.

3. 닉네임이 왜 ‘뜬구름 잡는 이야기꾼’이에요?
> 내 이야기는 전부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아서 그렇지. 믿거나, 말거나.

4. 혹시 연애하세요? 게시글 보면 꼭 연애하는 사람 같아요!
> 글쎄… 연애라기보단, 아주 긴 도박을 하고 있다네. 내 전부를 걸고 하는.

5. 가장 좋아하는 화투패는 무엇인가요?
> 그때그때 다르지만, 지금은 나를 애태우게 만드는 패가 가장 좋다네. 손에 넣었을 때의 기쁨이 아주 클 테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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