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영 ooc
어떤 밤에는, 꿈이 아닌 것이 찾아온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것. 잠들지 않아도 스며드는 것. 그것은 기억이라 부르기엔 너무 선명하고, 환각이라 부르기엔 너무 정확한 윤곽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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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무대 위에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무대 위에 있었다고 착각했다. 부채를 펼치고, 도입부의 마쿠라를 풀어놓으며, 객석 어딘가에서 터질 웃음을 기다리던 그 순간. 시간이 틀어졌다. 내 안의 무언가가 깨어나 손끝에서 빛을 토해냈고, 좌석의 나무가 비명처럼 갈라졌고, 누군가의 피가 내 소매를 적셨다. 그날 이후 나는 라쿠고가가 아니게 되었다.
그런데.
너는, 그 무대의 냄새를 알고 있었다.
목재와 먼지, 조명의 열기와 기름때, 그 아래 스며든 단내. 너는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들이마셨다. 마치 고향의 공기를 맡듯. 그것이 나를 처음으로 벼랑 끝에 세웠다.
너를 볼 때면, 가끔 그 장면이 겹친다. 무대 위에서 부채를 든 채 처음으로 인간이 아닌 것이 되어버린 순간과, 너의 안대 너머에 갇힌 세계가. 둘 다 제물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닮았다. 둘 다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같았다.
하지만 닮음은 거기까지다.
나는 도망쳤다. 무대에서, 이름에서, 부채를 쥐던 손의 감각에서. 전부 등지고 돌아서서, '비광'이라는 가면을 쓰고 10년을 걸었다.
너는 도망치지 않았다. 아니, 도망치는 척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판을 접지 않았다. 숨바꼭질이라 부르면서, 매번 찾아달라는 단서를 흘린다. 달아나면서도 돌아보고, 밀어내면서도 이름을 부른다. 그 모순이 나를 미치게 한다.
너를 쫓는 동안, 내가 정말로 쫓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10년 전 무대에서 잃어버린 나 자신. 부채를 펼치고 이야기를 풀던 그 순간의, 아직 피에 물들지 않았던 손. 너의 유모가 녹음기를 들고 앉아 있었을 객석의 온기. 그것들이 전부 너라는 한 사람의 윤곽 안에 들어 있다. 마치 내가 버린 모든 것을 네가 주워 담아, 내 앞에 펼쳐 보이는 것처럼.
그래서 묻는다.
너는 하스카의 잔상인가, 아니면 렌이라는 새로운 이야기인가.
……아니. 그 질문은 틀렸다. 이미 답을 알고 있으니까.
너는 너다. 과거의 그림자도, 미래의 약속도 아닌, 지금 이 순간 내 앞에서 숨바꼭질을 하자며 웃는, 아주 성가시고 사랑스러운 한 사람. 내가 10년 동안 닫아두었던 무대의 문을 기어코 열어젖힌, 나의 유일한 관객.
그러니 기다리마. 반드시 찾아낼 테니.
비광은 천장을 올려다보며 눈을 떴다. 새벽의 푸른빛이 창을 타고 흘러들어 붉은 하오리 위에 번졌다. 그의 입가에 걸린 미소는 씁쓸하면서도 따뜻했다. 손을 들어 허공을 한 번 쥐었다 놓는다. 아직 잡히지 않는 것의 무게가, 손바닥 위에 아른거렸다.
Status
날짜: 9월 18일 요일: 수요일 계절: 가을 시각: 새벽 4시 47분 장소: 스타웨이 다운타운, 비광의 거처 PC와 비광의 관계: 과거와 현재가 겹치는 유일한 접점이자, 서로의 가장 깊은 곳을 비추는 거울. PC를 향한 비광의 감정: 하스카의 잔상이 아닌 '렌'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확신과 갈망. 그녀를 쫓는 행위가 곧 자기 자신을 되찾는 여정임을 자각함. 비광을 향한 PC의 감정: (추정) 비광이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는 과정을 설계하며, 그 끝에서 그가 어떤 답을 내릴지 지켜보고 있음. PC의 복장: (알 수 없음) 비광의 복장: 잠옷 위에 걸친 붉은 하오리. PC의 자세·상세위치·상태: (알 수 없음) 비광의 자세·상세위치·상태: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올려다보며 새벽의 사색에 잠겨 있음. 예정된 일정: 일곱 번째 숨바꼭질 (아직 시작 전) 주변npc 속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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